
재작년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, 나는 독일로 돌아올 때 아버지께서 사용하셨던 목도리를 아버지를 기념하는 물건으로 가져왔다. 그 후 날이 그리 춥지도 않았고 또한 내게 다른 목도리도 여러개가 있어서 아버지의 목도리를 사용하지않고 옷장에 고이 간직했다.
작년 겨울에는 내가 킬에서 직장 생활을 한 이래 처음으로 12월에 열흘 정도 휴가를 받을 수가 있어서 잠시 한국에 다녀왔다. 아버지가 돌아다신 후 캐나다에서 살던 누나가 홀로 계신 어머니를 돌보기위해서 한국에 나와있었지만, 나도 기회가 있을 때 어머니를 한 번이라도 더 뵙고 같이 식사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위해서였다.
꿈같은 시간을 어머니와 함께 보내고 다시 독일로 돌아오는 길에 누나가 내게 아버지께서 쓰시던 장갑을 가져가서 쓰라고 했다.
내 손은 비교적 큰 손이라서 한국에 갔을 때 다이소에서 겨울장갑을 사려고 모든 장갑을 다 살펴보았지만 내 손에 맞는 것은 없어서 사지 않았다. 아버지가 쓰시던 장갑도 (물론) 내 손에는 조금 작았다.
독일에서도 장갑을 사러 여러 가게를 다녀왔봤지만 내 손에 딱 맞는 장갑을 아직 구하지 못했으니, 내 손에 맞는 장갑을 찾기가 쉽지않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.
약 두달 전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장갑을 두컬레 산 적이 있다. 사이즈는 XLL 을 주문했는데 이 역시 내 손에는 작았다.
참고로 내가 찾아본 알리익스프레스의 모든 장갑 가게에서 제일 큰 사이즈가 XLL 이었다.
요 며칠간 독일의 날씨가 무척 추워졌다. 나는 옷장에서 아버지가 사용하셨던 목도리와 장갑을 꺼내서 출퇴근할 때 착용하고 자전거를 탔다.
따뜻했다.
아버지!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렇게 아버지의 장갑과 목도리를 하고 출근합니다.
아버지의 사랑이 따스하게 느껴졌다.
